1편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이어서 다루겠습니다. 혹시 전편을 안 보셨다면 아래를 눌러서 확인해 보세요.

 

 

무너진 핵무기 통제- 상호확증파괴(1)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면서 점점 핵도발 위협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점점 핵위협이 성행하는 요즘 떠오르는 이론이 있습니다. 바로 상호확증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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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미국의 협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가세했습니다. 세 개의 핵 보유 강대국이 형성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과 센서, 인공지능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으로 인해 공포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과 러시아는 '동등성' 원칙에 근거해 핵무기 균형을 유지해 왔습니다. 양국이 합의한 한도 내에서만 핵무기를 보유하고 개발함으로써 어느 한쪽이 과도하게 우위를 점하는 것을 방지한 것이죠. 동등성 원칙에 근거한 핵무기 조약과 뉴스타트의 제한을 받지 않는 중국은 어떨까요?

 

중국의 핵보유 증강

중국은 수백 개의 탄두로 구성된 최소한의 억지력에 의존해 왔습니다.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의 핵 보유량보다 1/3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러-우 전쟁이 터지고 미국과 러시아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미국을 견제하고자 핵 비축량을 2035년까지 1,500개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의 보유량만큼 늘리겠다는 심산입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뉴스타트 조약은 2026년 2월 만료되는데 후속 조약이 체결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렇게 되면 2026년 2월 이후에는 핵비축 확산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또 중국이 핵 보유량을 늘리면 옆 나라 인도도 덩달아 늘릴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인도는 1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도 옆의 파키스탄도 도미노 현상처럼 늘리게 될 것입니다. 전 세계가 핵 보유량을 더욱 늘리게 되면 시한폭탄을 끌어안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에게도 악영향이 미치게 되는데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 또한 핵 보유량을 더욱 늘리려고 할 것은 자명합니다. 

러시아-중국 핵무기 동맹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러시아-중국 핵무기 동맹입니다. 푸틴과 시진핑이 '제한 없는 우정'을 선언한 상황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카네기 국제재단의 제임스 액튼은 "미국의 정책이 상대방의 핵 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해 핵무기를 겨냥하는 '대응력'에 의존하는 한, 적의 손에 더 많은 무기가 쥐어지게 되고 이는 미국도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 동맹에 대해 부시 대통령 시절 국방부 정책 차관을 지낸 에릭 에델만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각각 1,500개의 무기를 가진 두 명의 적이 있는데 한 명이 공격을 시작해 그 공격에 맞서 보복한다면 다른 적을 상대할 수 있는 예비력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실제로 동등성, 그러니까 같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개념은 미국과 러시아 간의 군비 통제의 기초였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동맹을 한다면 그만큼 미국도 핵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가 확산되는 이유입니다. 미국 과학자연맹은 '현재 미국에 배치된 전략 탄두 1,670개인데 미국은 몇 년 안에 약 3,570개를 배치할 수 있다. 반면, 러시아는 2,629개를 배치할 수 있다.'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새로운 지상, 공중, 해상 시스템으로 핵 트라이앵글을 모두 현대화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암묵적인 목표는 핵 산업 기반을 증강해 미래에 필요할 경우 더 많은 무기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강대국들이 핵무기 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핵무기 확장에 회의적입니다. 현 미국정부는 중국 측과 전제 조건 없이 군비 통제를 논의하려고 나서는 중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1,5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기 전에는 대화는 없다고 못 박은 상황입니다. 미국은 덜 공식적인 방법으로라도 협의를 하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핵무기 확장 더 두려운 이유

핵무기 확장이 더 두려운 이유는 컴퓨터 칩과 인공 지능 등 첨단 기술의 발전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극초음속 미사일입니다. 극소음속 미사일은 탄도 미사일보다 탐지하기도 어렵고 격추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컴퓨터 센서, 다시 말해 반도체 칩의 정확도 향상으로 기습공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의 확산은 컴퓨터가 핵전쟁을 어디까지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는 핵무기 사용과 관련해서는 '항상 사람이 개입해야 한다'라고 규범을 추진해 왔지만, 인공지능이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까지 금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핵무기 제한 협정의 필요성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절 인류가 전멸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양국이 서로 상대방을 파괴할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하면서도 핵무기를 제한하고 신뢰를 구축한 수많은 협정의 결과였습니다. 억지력은 상호 이해와 투명성에 기반해야만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상호 이해와 투명성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냉전시대보다 낫은 상황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디 조속히 협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핵 균형의 변곡점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평화는 힘의 우위가 아니라 균형과 조화에서 비롯되며 이것은 오직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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