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암 남사고(1509~1571)는 역학과 천문을 비롯하여 모든 학문에 두루 통달했던 조선 시대 중기의 학자입니다. 그는 서양의 대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와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인데, 그래서인지 남사고는 동양의 대예언가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는 주역을 깊이 연구하여 천문, 지리, 관상에 통달해 기묘하게 예언을 적중시켰다고 합니다. 남사고는 선조 때 천문 교수를 지냈다는 것 외에 뚜렷한 경력은 없는데 63세의 나이로 죽기까지 숱한 예언과 일화를 남겨 우리나라의 전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격암 남사고의 어린 시절

설화에 의하면 소년 시절 남사고는 공부를 하기 위해 불영사를 자주 찾았는데,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스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 스님은 남사고에게 내기 장기를 두자고 하여 장기를 두는데, 갑자기 기합 소리와 함께 스님이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잠시 후 땅속에서부터 스님이 나타났지만 어린 남사고는 조금의 동요함도 없이 태연하였다고 합니다. 이에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나의 도술에 모두 놀라 혼절을 하는데, 너 같은 아이는 처음 본다. 너는 앞으로 큰 인물이 될 것이다.

그 스님은 남사고에게 탄복하며 비술과 비서를 전수해 주었다고 합니다.

 

또 어느 날 울진 향교에 갑자기 참새 떼가 날아들자, 사람들이 남사고에게 무슨 징조인지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그는 잠시 후에 쇠갓을 쓴 여자가 들어올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하는데, 조금 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문 밖에서 밥을 짓던 향교의 여종이 솥뚜껑을 덮어쓰고 뛰어들어온 것입니다.

동양의 대예언가 격암 남사고

격암 남사고의 일화들

그는 설화뿐 아니라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임금과 신하들의 대화 속에서 네 번이나 등장합니다. 

 이산보는 아뢰기를, "우리나라의 남사고도 하늘의 운기를 바라보고 길흉을 점쳤습니다." - 선조실록 34권, 26년(1593년) 1월 12일

태진이 '내가 명산을 두루 유람할 때 한 도승이 비기를 보여준 일이 있었으니, 곧 남사고의 참서다.'라고 하였고,...
무신년에 대해 기록한 것에는 '피가 흘러 내를 이루고 길이 막히고 민호에 연기가 끊긴다.'는 글귀가 있었는데... 
- 영조실록 35권, 영조 9년(1733년) 8월 18일

영조 9년에 적발된 정감록 사건에 만사고비결이 등장합니다. 무신년에는 피가 흘러 내를 이룬다는 등 흉흉한 내용이 나와 있었는데, 마침 영조 4년, 무신년에 대규모 반란이 일어나 남부 지방을 휩쓸었던 터여서 조정은 비결의 등장에 경악했다고 합니다. 

임금이 말하기를, 국청 죄수 태진의 초사가 자백한 것에 가깝다. 그가 이른바 남사고란 자는 어떠한 사람인가 하니, 윤순이 말하기를 "곧 명종조 때 사람으로서 천문, 지리에 모두 통달했다고 고금에 이름이 나서 이인으로 일컫고 있습니다."하고, 도제조 서명균은 말하기를 "남사고의 비기가 세상에 전해지고 행해지자 사람들이 말을 덧붙이고 부회하여 와전된 것이 많습니다." - 영조실록 35권, 9년(1733년) 8월 26일

이 외에도 지봉유설 및 연려실기술 등 고서에도 임진왜란을 예언한 일과 남사고의 예언들이 모두 적중하였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는 명종 말기에 이미 선조대에 일어날 1575년의 동서분당과 1592년의 임진왜란을 예언하여 사후에 더 명성을 얻었는데 특히, 임진왜란에 대해서는 이런 말이 전해집니다.

 
남사고가 말하길 '임진년에 백마를 탄 사람이 남쪽에서 조선을 침범하리라' 했는데 그의 예언대로 임진왜란이 일어나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 백마를 타고 쳐들어왔다. - 지봉유설 중에서

또, 전쟁이 용의 해인 임진년(1592년)에 일어나면 나라가 망하지 않겠지만, 다음 해인 뱀의 해, 계사년(1593년)에 일어나면 망할 것이라는 예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 남사고는 문정왕후의 죽음, 선조의 즉위와 자신의 죽음까지 예언했으며, 사후에 일어난 정여립의 난과 광해군의 즉위까지 예언했다고 전해집니다. 물론, 남사고의 이 같은 예언은 여러 측면에서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우리는 남사고가 주역의 운행 원리를 적용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언서 남사고비결

남사고가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남긴 예언서가 있는데, 바로 '남사고비결'입니다. '격암유록'이라고도 불리는 이 예언서는 1977년 공개되어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학계에서는 검토할 가치가 없는 위서라는 의견이 많은데, 그 이유는 격암유록의 원본이 발견되지 않았고, 책의 성격상 대대로 필사되어 전해져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격암유록에는 일본식 한자가 많고 근대에 생겨난 한자어도 발견됩니다. 또 일부 내용에 있어서 성경의 내용을 그대로 전하고 있으며 일제강점기, 6.25 전쟁과 남북 분단까지 예언되어 있는 등 그 내용이 너무 정확하게 나와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필사본의 격암유록은 남사고가 쓴 것 내용이 맞는지 불분명하고, 필사하는 과정에서 추가되거나 각색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점을 감안하고 격암유록에 쓰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해와 달이 빛을 읽어버리고 어두운 안개가 하늘을 덮는구나. 예전에 찾아볼 수 없는 대천재로 하늘이 변하고 땅이 흔들리며 불이 땅에 떨어진다. 삼재팔난이 함께 일어나는 이때가 언제인지 알고 있는가, 세상 사람들아.

격암유록에 따르면 예전에는 없던 큰 재난이 일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어두운 안개가 하늘을 덮고 땅이 흔들리며 불이 떨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화산 폭발과 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일어날 것을 예언하는 것 같습니다. 

 3년 동안 흉년이 들고 2년 동안 질병이 돈다. 전염병이 모든 나라에 유행할 때에 토하고 설사하고 숨을 헐떡거리고 피가 마르고 거멓게 죽는 이름 없는 하늘의 질병으로 아침에 살아있던 사람도 저녁에는 죽으니 열 집에 한 집이나 살아날까. 산과 바다의 독으로 매우 많은 사람들이 죽으나 어떠한 방법도 소용없으니 이름 없는 악한 질병을 면할 수 있으랴.

3년 동안 흉년이 들고 2년 동안 질병이 도는데 이름 없는 질병이 전 세계에 유행한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증상과 함께 아침에 살아있던 사람도 저녁에 죽는 치명적인 병이라고 하는데, 열 집에 한 집이 살아남을 정도로 치명적인 전염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코로나19가 아니라면 또다시 전염병이 돈다는 이야기이니 이게 현실이 된다면 정말 끔찍할 것 같습니다. 이런 세계적인 전염병은 하늘과 땅에 발생하는 대천재와 같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현재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새를 생각해 보면 점점 더 심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이 길어져서 2부에서 이어서 전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양의 대예언가 격암 남사고(2)

1부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아래를 클릭해 주세요. 동양의 대예언가 격암 남사고(1) 격암 남사고(1509~1571)는 역학과 천문을 비롯하여 모든 학문에 두루 통달했던 조선 시대 중기의 학자입니다. 그는

third.goldbitcoinzcash.com

 

+ Recent posts